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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흑백판 후기 - 시의적절한 재개봉

작년 이맘때쯤 영화 '기생충'이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 한 후 바로 국내 극장 개봉하여 설레면서 영화를 보러갔던 기억이 납니다.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에 몰입감 있게 관람했었던 영화 인데 이번에 흑백판이 개봉하여서 다시 보러갔어요. 1년만에 다시 흑백판으로 본 감상은 한마디로 '흑백판으로 보니 디테일이 더 잘보인다.' 입니다.

 

 

기생충 흑백판 포스터

 

#왜 흑백판인가 

 

흑백판 개봉은 봉준호 감독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김기영 감독의 '하녀' 나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 처럼 우리세대가 생각하는 클래식 들은 흑백이 많다. 이렇게 흑백으로 하면 왠지 나도 클래식에 포함 될 것 같은 그런 즐거운 환상이 든다. "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미 기생충은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게 아닌가 싶은데 농담반 진담반의 인터뷰 인거 같습니다.

 

흑백판을 보기전에 혹시 다시 편집한 감독판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새롭게 편집한 부분은 없고 촬영 감독과 흑백판을 위해 한장면 한장면씩 명담 대비(콘트라스트)와 톤을 조절했다고 합니다. 

 

워낙에 패러디물도 많이 나왔고 봉감독의 디테일에 대한 해석도 많이 읽었던 터라 첫 관람에서 발견하지 못한것들에 집중하며 관람하였습니다.

 

역시나 코로나때문인지 황금연휴에 야외로 나들이를 가신 덕분인지 영화관은 한산했습니다. 솔직히 너무 붐비면 직접 관람을 고민해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극장 전체에 10명 미만의 관람객이 있어서 마스크하고 아주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기생충 안보신분은 스포주의해주세요.)

 

# 기생충 흑백판 재관람 집중 포인트 3가지

 

1. 저는 우선 대사에 집중해서 봤어요. 기생충에서 나온 유행어들이 많잖아요. 첫관람때는 의식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유명해진 대사가 나오니 참 재미가 있더라고요.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이거 진짜 상징적이다!"

"아들 너는 계획이 다있구나"

"부자인데 착한게 아니라, 부자라서 착한거야"

 

등등 대사 하나하나가 정말 상징적인거 같아요.

 

2. 두번째로 관람하니 스릴러의 요소는 많이 약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첫관람에서는 가정부가 찾아오는 장면부터 뭔가 두근두근 긴장감이 있었는데 결과를 알기때문에 긴장감보다는 안타까움이 느껴졌습니다. 저들은 저렇게 싸울 수 밖에 없었을까 그런 생각.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내서 서로 윈윈 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3. 그리고 마지막으로 '냄새' 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첫관람에서도 저는 저렇게 빈부의 격차를 냄새로 표현하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상하 대비는 너무 확실해서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는데 냄새를 통한 빈부 격차라니. 

 

여름철 빨래를 잘못 건조시키면 냄새가 나잖아요. 이걸 무말랭이나 지하철 냄새로 표현을 하는게 참 웃펐어요. 친구들이랑 예전에 지하철도 호선에 따라 냄새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는데 그 부분과 맥락이 같죠.

 

얼마전에 코로나로 인해 회사에서 건물 주차장을 모두 오픈시켜준적이 있었어요. 재택이 어려우니 가능하면 자차로 출퇴근하라고. 저는 솔직히 이런 배려가 감사했지만 자차가 없는 분들은 오히려 더 자괴감같은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햇빛에 빨래를 말릴 수 있는, 혹은 건조기로, 그런 권리의 유무가 빈부격차로 느껴질수가 있구나. 

 

대저택-반지하-지하실의 주거를 후각적으로 대비 시킨 봉테일에 다시 한번 감탄하였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황금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난 분들이 많지만, 한편에서는 폐업신고가 몇배가 치솟고 있다는 뉴스를 보는 이시국에 참으로 시의적절한 영화관람이 아니었나 싶네요.